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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s A/꼬맴꼬맴

[선물하기]머나먼 미쿸땅에서 돌을 맞이할 가연이에게.

by MasterR 2013. 7. 22.

대학 시절 서울 깍쟁이들 사이에서 힘들어 하던 내게 졸업할 때까지 남은 유일한 내 여자 동기.

내 칭구는 아주 이쁜 아이이다. 그 아이와 밝은 아빠 모습을 반반 섞은 예쁜 가연이.

가연이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태어난 미쿸 아이가 되었다.

 

내 기억엔 여전히 그냥 대학생 같은 친구가 그 먼 곳에서 임신하고, 출산하고, 육아를 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을거라는걸

난 구구절절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도움을 줄 수도, 위로를 해줄 수도 없었다. 멀리 있으니까.

 

그러다 친구가 4월말에 귀국을 했다. 비자문제도 있고 겸사겸사 들어왔는데 하필이면 난 보리가 생기고 외출금지령이 내려진 상태라 보러 갈 수가 없는 안타까운 상태. 역시 친구도 가연이 덕에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는 상태.

우린 친구가 다시 출국을 앞둔 일주일 전까지도 만나지 못햇다. OTL

 

다시 출국하기 전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 줄 알고. 미국 시간 10월 27일에 태어난 가연이를 위해 열심히 가연이 돌 선물을 만들었다. 필요한 무언가를 사주면 좋겠지만. 가연이가 사는 그 곳은 한국 보다 좋은 물건이 더 많을테니까..ㅎㅎ

또 열심히 손으로 꼬물꼬물. 그리하여 탄생한 오각공.

자꾸 시간이 안맞아서 못만날뻔 했지만. 난 모자장수를 졸라 친구 집앞까지 찾아가는 열의를 보인 끝에 전해줄 수 있었음.

 

- 이름 : 숫자 오각공

- 제작기간 : 2주

- 재료 구매 : 펠트하우스(가격은 해당사이트 참고 바람.)

 

 

처음엔 저 펠트 조각들이 다 재단 돼 있는 줄 알고 금방 만들겠거니 햇음. 그건 크나큰 오산이었다...는..

DIY 패키지엔 진짜 그냥 넓은 펠트지와 도안만.. 도안을 손으로 오리고, 그 도안대로 펠트지에 대고 그려 또 오리고 하는 작업만 꼬박 3일이 걸렸다.(회사 다녀 온 후 저녁에만 조금씩)

그 도안 자르는데 질려서 그 부분 과정샷은. 몰라. ㅋㅋㅋ

숫자는 각기 다른 과일에 1~10번까지 있으며. 총 12면체 라서 가운데 포인트로 벌과 벌레 먹은 사과가 있음.

도안대로 순서에 맞춰 아래 사진 처럼 꼬매줘야 숫자가 안뒤집히고 잘 보임.

 

 

 

사진이 좀 흔들리긴 했지만. 이 사진은 젤 첫 사진 처럼 6개를 모은 것 두개를 합쳐서 온전한 공모양으로 만드는 작업.

말을 어렵지만 그냥 두 개 모아서 꼬매기만 하면 되므로 그닥 어렵지 않음. 그리고 나서 내 손때가 잔뜩 묻은 바람빠진 공처럼 생긴 아이를 빨아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함. 솜 넣고 빨면 모양 잡히 힘드니께. ㅋㅋ

 

그리고 나서 공이 굴러갈 때 아가의 관심을 끌기 위한 딸랑딸랑 방울을 넣고 마지막 공간도 똑같이 버튼홀스티치로 열심히 꼬맴꼬맴. 펠트가 부드러운 재질이 아니라 손이 상당히 아퐈. ㅠㅠ 예전에 에뛰드 하우스에서 샀나. 블랙헤드 제거용으로 손가락 골무 처럼 생긴게 욕실에 굴러다니길래 임시방편으로 손에 꽂고 했는데 완전 대박. 내 전용 골무가 될 것 같앙. 하트3

그리하여 완성된 사진.

 

 

솜도 빵빵하게 넣고 소리가 잘 나는지도 확인했으니. 좋아. 즐거워

가연이가 일단 관심을 보였으나 아직은 많이 좋아하진 않아. ㅋㅋ 조금 크면 숫자도 좋아하고 알록달록 색깔 보는 것도 좋아할거야. 가연이랑 같이 있는 거 사진 한 방 박아 올 걸. 집에 와서 또 아차 했음. ㅋㅋ

 

선물 열심히 만든 덕에 사진으로만 보던 예쁜 가연이도 보고, 왕 오랜만에 내 칭구도 보고, 선물도 전해주고, 더불어 우리 보리 태교도 했으니 참으로 값진 선물이다.

이 맛에 선물 만든다. 돌이 아직 3개월은 남았지만. 그래도 미리 전해줘서 마음이 편안하다.

 

칭구야. 멀리 있지만. 이제 우린 엄마니까. 아가들 보면서 힘내자. 너무 힘들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보고 싶을거야. 바이

 

덧붙임 : 생각지도 않았는데 가연이가 쓰던 마마스앤파파스 아기 범보의자를 받아옴. 가연이는 의자에 앉는 걸 싫어한단다. 모자장수와 앨리스의 집에 처음으로 아기용품이 발을 들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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