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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s A/엄마준비

[19w5d]엄마준비와 병행하게 된 이사 준비.

by MasterR 2013. 7. 15.

- 서울은 임금님 계시던 땅이라 비싼가.

 

나는 결혼하면서 난생 처음 대출이라는 걸 받아서 서울에 전세를 마련해서 신혼집을 꾸몄었다. 여러 사정으로 인해 내 이름으로 대출을 했었고 혼자 벌어서 먹고 살 땐 절대 궁하지 않았으므로 맞벌이니 머지 않아 그 빚은 천천히 다 갚아 낼 줄 알았다.

그리고 첫 우리의 보금자리는 전세지만 보증금만 미친듯이 뛰지 않는 다면 꽤 오래동안 살 생각으로 모자장수와 난 공을 들여 꾸미기에 심취했다.

도배와 전등수리, 오래된 스위치커버 바꾸기, 여기저기 오래되어 터져버리는 이음새들 메꾸기, 모자장수가 공들여 한 화장실 실리콘작업과 백색시멘트 공사까지.

참 여기저기 손이 안간 곳이 없다.

그런데 주인의 거짓말로 인해 우린 2013년 3월 재계약을 하루 앞둔 날에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매매가에 비해 많은 융자가 우리가 살고 있는 동안에 생겨 버렸던 것이다.

우리가 보증금을 올려 주고 계약서를 다시 쓰게 되면 혹시라도 그 집이 넘어 가게 되면 우린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할 수도 있었다. 우린 보증금 올리는 것을 제고해 달라고 했지만 주인은 싫으면 나가라는 입장.

우린 어이가 없었지만. 미안하다고 한마디만 했어도 우리가 그렇게 까지 하지 않았을텐데. 우리도 필요없다고 집 내놓으라고 하고 이사를 가겠다고 결정했다.

 

그 일이 있고 계속 부동산에선 집을 보고 갔지만 정작 계약하겠단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서 우리도 잠시 미뤄두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보리가 안정기가 들어서고 난 7월의 어느날. 계약을 하겠단 사람이 나타났다고 한다. 우리가 집을 비워줘야 할 시간은 한달하고 보름이 남았다.

난 많이 돌아다니지 못해 모자장수 혼자 집을 알아봐야 한다.

우리가 마련할 수 있는 돈으론 아기가 살기 쾌적한 곳을 서울 바닥에서 찾기 힘들 것 같다.

또 다시 빚쟁이가 되는 수 밖에.

부채도 자산이라 배웠지만. 실제 자산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으면 안될텐데...

여튼.

모자장수와 앨리스는 이사를 간다.

아직 어디로 갈 지. 어떤 집이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지는 모르지만.

명백한 사실은.

서울은 1억이 돈이 아닌 곳이다.

진짜 예전에 어느 빈민국에서 지폐 한 수레를 가져가 빵 한쪽을 바꿔 먹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거 처럼

화폐가치가 미친듯이 떨어져서 집이 1조원이 훌쩍 넘는 꼴을 보고 죽을 지도 모르겠다.

 

보리에겐 좋은 환경을 보여 주고 싶다. 티비는 없지만 맘껏 구를 수 있는 공간. 벽에 낙서를 해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공간.

따뜻한 물이 나오는 따뜻한 집. 내가 자라온 내 고향은 그러했지만.

보리가 자랄 이 서울은 그러려면. 참으로 힘들고 긴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그래도 모자장수랑 앨리스는 굴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지.

빚쟁이가 되어도 열심히 살겠노라 약속했던 2011년 5월의 약속은 잊지 않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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