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많이 불기 시작한 주말,
제주시보다 서귀포시가 바람이 덜하다는 예보를 확인하고 서귀포 시에서 갈만한 곳을 찾다가 발견한 도순다원.
날씨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마음이 가는 데로 발길을 향했다.
도순다원의 주소는 도순동 1-1이다. 어떻게 지번을 할당하는 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1-1이라는 지번을 줬다는 것은 도순동에서 도순다원은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네비를 따라 가다보면 나오는 도순다원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투박한 느낌이 들고,
오설록 티 뮤지엄에 있는 서광다원과 같이 아주 넓게 펼쳐진 녹차밭의 모습을 기대했었지만 길도 잘 포장되어 있고 길 양옆으로 펼쳐진 녹차밭이 그리 넓게 보이지 않아 조금 자세히 알아볼 것이라는 내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 들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가볍게 둘러보자는 마음으로 공장 앞 삼거리 길가에 차를 주차하고, 언덕을 따라 녹차 밭을 구경했다. 그렇게 언덕을 올라가는 중에 만난 녹차 잎을 관리하시는 할머님들. 찬영이가 이뻤는지 과일을 건내면서 여기 말고 저기 아래로 내려가서 차를 타고 좌측으로 빠지는 길로 쭉가다보면 멋진 다원이 나온다는 근사한 정보를 전해주었고,
그 이야기를 들은 나는 수그러진 내 기대감을 다시 부플러 오르게 했다.
이날 이곳을 구경하면서 처음 알게된 사실인데.. 녹차나무는 꽃을 피운다. ㅎㅎ 이미 많이 져버렸지만 아직 남은 꽃 주위로 많은 벌들이 날아다녀 각별히 찬영이가 벌에게 쏘이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썻다.
다만.. 꽃이 지고 열매가 익기 시작하여 찬영이는 내 의지와 달리 녹차 나무 근처를 자주 서성 거렸고,
아직 벌의 무서움을 모르기에 벌이 웅웅 거리는 소리에 움찔움찔하지만 크게 겁내지는 않는다.
주차한 곳으로 다시 돌아와 차를 타고 할머님이 알려준 길 방향으로 이동한 뒤에 나타난 넓은 다원.
이제서야 내 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에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다.
길이 아스팔트로 포장은 되어 있지만 승용차를 위한 길이 아니라 그런지 갈레길에서 처음 갔던 방향의 길은 승용차가 가기에는 힘들어 차를 돌려야만 했다.
넓은 다원 중간에 차를 대고 녹차가 펼쳐진 언덕을 따라 올라가면서 보이는 멋진 녹차 밭의 풍경은 상당히 이국적이었다.
오설록 티뮤지엄이 있는 서광다원은 티뮤지엄을 방문한 사람들로 인해 조금 북적거리는 편이지만 이곳에는 우리 가족 이외에 아무도 없어 마음 속에 찾아온 평안에 안식을 더해주는 듯한 기분이 든다.
우리가 방문한 이곳 도순 다원은 서광 다원보다 일찍 오설록에서 차를 재배하기 시작한 곳이다.
다만 이곳의 위치가 서광다원에 달리 접근성이 떨어지고, 공장이 위치하고 있어 공장과 다원으로서의 역할만 하는 곳으로 둔 것 같다. 그래도 만약 잠시 여유를 찾기 위해 제주를 들렸다면 이곳을 들려서 다원과 멀리 보이는 제주 바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찬영이에게 녹차 열매를 주어주는 와이프
제주시와는 전혀 다른 화창한 날씨
아빠 어딨어??
뭘 한번 더였던 걸까...??^^
도순 다원에서 보이는 서귀포 바다.
할머님이 알려준 길로 가면 나오는 멋진 다원
언제부터인가 손에 꽃을 쥐고 있다
아빠 찍는거 다 알아요~~
찬영이는 열매따는 것이 제일 즐거운가 보다
힘들면 엄마 찬스를
바람이 많이 불어 와이프 머리가 엉망이 되었다
사실 도순 다원에는 녹차밭말고는 아무 것도 없다. 그냥 농장이기에 편의 시설이라는 것이 없다.
그래도 다시 오겠냐고 묻는다면 예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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