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9월 17일 서로 힘든 나날을 보내던 와이프와 나는 강원도 추암 촛대바위 해돋이를 보러 가기로 결정했다.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고 생각한 나는 와이프에게 이번 주 토요일 새벽에 출발하여 해돋이를 보고 집으로 바로 돌아오자고 했다. 고민이 끝나고 가는 시간과 해뜨는 시간을 확인하고 집에서 몇 시에 나가야 겠다고 생각하는 도중 서울에서 그 멀리까지 가는 것이 너무 아까운 나는 우리 처음 여행이었던 강원도 여행에서 가지 못한 더 북쪽인 화진포를 가기로 결정을 했다. 몸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와이프에게 나의 생각을 물어봤고 와이프는 자기는 괜찮다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대신 조금 힘들면 옆에서 잠들 수도 있으니 그것만 이해해 달라고 한다.
바쁜 일정 속에서 조금씩 여행 계획을 세웠다. 서울에서 새벽 2시 30분에 출발하여 동해시 추암 촛대바위에 6시에 도착, 아침을 동해 묵호시장 근처에 있는 대우칼국수에서 한 그릇하고 화진포로 11시까지 이동! 12시까지 화진포를 구경하고 근처에 있는 화진포메밀막국수 집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엄청난 거리를 하루만에 완주하는 피곤한 일정을.... 총 거리 약 650km 자동차로 이동 시간 10시간 30분.. 나는 이렇게 조금 하드코어한 드라이브 여행을 좋아한다. ㅎㅎ
금요일 저녁, 와이프는 친한 친구와 강남에서 약속을 가지고 나는 얼릉 일을 마치고 와이프와 집으로 돌아온 우리!! 하지만 도착한 시간은 벌써 저녁 9시!! 내일 이동하면서 먹을 과일과 음료수를 챙기고 아이스 박스에 넣을 아이스팩을 얼리기 위해 냉동실에 넣어 두고 얼릉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2시 울리는 알람소리를 듣지 못하는 척 2분 정도 누워있다가 떠지지 않는 눈으로 부랴 부랴 와이프랑 짐을 챙기고 드디어 고고씽~
새벽에 잠을 못자고 움직이기에 정확한 시간을 계산한 나는 설마 새벽에 차가 막힐까라는 생각은 못했다. 하지만 이게 웬일... 차가 막히는 것이 아니라 가시 거리가 30m도 안되는 엄청난 안개...ㄷㄷㄷ 안개 지역은 80으로 천천히.. 미 안개 지역은 130으로 질주를 했다!!
정확하게 6시 10분전 도착!! 얼릉 주차하고 해변에서 산뜻한 바다 공기를 흡인한 뒤에 와이프랑 촛대 바위가 잘 보이는 언덕으로 향했다.
분명히 기상에는 구름 조금이라고 했는데... 쩝 해가 뜨는 곳에 먼저 어두침침한 것들이 몰려있다. 해돋이의 묘미는 수평선에서 올라오는 벌~건 태양이지만 어느 정도 몰려있는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태양과 그 위에 위치한 나풀 거리는 구름의 모습도 나름 운치가 있다.
해돋이 사진은 30mm이하의 단렌즈와 200mm이상의 망원렌즈 그리고 휴대폰을 챙기는 것이 좋다. 하지만 위에 찍은 사진의 대다수는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다. ㅎㅎ 내가 들고 있는 크롭바디의 사진기는 망원에 좋으나 넓은 풍경을 찍기에는 풀바디에 비해 약하고 이런 풍경을 찍기 위해 광각렌즈를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 이런 점을 극복해주는 것이 바로 휴대폰이다. 요즘 휴대폰의 놀라운 광학 기술과 광각으로 내 크롭바디의 단점을 보완해준다. 나머지 셔터 속도니 조리개 값이니 이런 것은 자신의 맘에 드는 사진이 나올때 까지 조절해서 찍어보면 된다.
촛대 바위에서 사진 포인트 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는 언덕을 넘어서이다. 여러 곳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준비하고 있지만 사진 쫌 찍는 다는 사람들은 다들 거기서 삼각대 위에 사진기를 올려 놓고 서로 수다를 떨고 있다.ㅡ,.ㅡ
해가 바다에서 약 한뻠 정도 올라오면 올라온 언덕을 넘어서 바다위 형제바위가 가장가까이 보이는 곳에서 한판,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수욕장에서 한판, 이렇게 찍으면 된다고 옆에 수다 떨고 계시는 사진 쫌 찍는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나는 들었다.
그렇게 사진도 찍고 우리가 바라는 소원도 빌었고 이젠 슬슬 고파오는 내 배를 위해서 먹을 것을 챙겨줘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한 대우칼국수 집은 동해시 묵호항 근처에 있는 오래되고 허름한 식당이다. 하지만 진정한 맛집은 외관이 아니라는 사실!! 여러 블로그들을 섭력한 결과 이곳은 분명히 맛집임이 틀림없다는 나의 정확한 판단력으로 아침을 거기서 먹기로 했지만... 배는 밥달라고 외치고 이렇게 이른 시간에 문을 열었을까라는 생각도 들어 우리는 들어오는 길에 보였던 편의점에 가서 우리 연애하면서도 하지 않았던 일을, 결혼하고 처음으로 컵라면을 먹어주었다.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ㅎㅎ
그렇게 밥을 먹고 우리는 다음 목적지인 화진포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추암에서 화진포까지 이동 거리는 150km!! 운전 시간은 3시간 20분!!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물론~ 새로 생긴 고속도로로 달리면 2시간 30분이면 간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낭만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나는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 7번 국도를 이용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동해 드라이브의 참맛은 해안로를 달리며 바로 옆으로 보이는 바다를 보는 것이 진정한 멋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한명이다. 조금 더 돌아가지만 더욱 추천하는 코스는 7번 국도에서 올라오다가 옥계해변으로 빠져서 그 길로 쭈욱~ 안인해변으로 넘어가는 길이다. 동해 드라이브가 처음인 사람은 반드시 한번은 가봐야 하는 코스이다.
그렇게 우리는 7번 국도를 달리다가 눈에 띄는 항구가 보여 잠시 차를 세우고 내렸다. 자그마한 언덕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배가 가득한 이곳은 남애항이다.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지만 동해안 항구의 특색이 잘 살아 있는 이곳에서는 테이크아웃커피를 마실 수가 있는 아쿠아 갤러리라는 곳이 있다.
잠시 굳어있는 나의 허리를 피고 피곤한 와이프에게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머물렀던 항구는 우리에게 또 다른 추억을 줬다. 이렇게 멋진 항구를 뒤로 한채 다시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인 화진포로 달려갔다.
화진포 해수욕장은 2000년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가을동화 촬영지로 이승만 초대대통령 별장, 이기붕 부통령 별장, 화진포의 성이 위치한 곳이다. 구경하는 비용이 그렇게 비싸지 않고 이승만과 화진포의 성에서 바라보는 석호와 해수욕장의 경관이 수려하니 한번쯤 들러서 보는 것을 권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화진포 해수욕장의 넓은 백사장과 고운 모래 그리고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게 아닌 에메랄드빛 바닷가이다.
화진포해수욕장을 구경하고 우리는 약속한 점심 장소인 화진포메밀막국수집을 방문했다. 화진포에서 2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은 막국수도 유명하지만 만두또한 엄청 유명한 곳이다. 만약 화진포를 갔다고 하면 반드시 가길를 권유하고 반드시 만두는 먹고 오길 권유한다. 우리는 물국수, 비빔국수, 전병 & 만두를 먹고 만두가 너무 맛이 있어 2개를 포장했다. 아!! 동치미 국물은 리필이 된다!! 하지만 나는 와이프가 나의 식사 시 섭취하는 염도를 컨트롤하고 있기에 한 그릇도 채 먹지 못했다...ㅠㅠ
새벽 2시 30분 서울에서 출발하여 화진포에서 막국수를 먹으니 12시가 조금 넘었다. 이젠 우리의 여정이 끝이 났다고 생각하면서 서울로 향하는 길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더 강원도에 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멋진 길과 계곡을 만났다. 남쪽에서 유명한 영남알프스 드라이브 코스보다 더 장관을 연출하는 46번 국도에서 소양호를 지난 44번 국도로 연결된 코스.. 멋진 산세와 그 사이로 흐르는 계속이 한층 더 멋을 더해주는 멋진 곳이었다. 여름 동안 집에만 있어야 했던 와이프가 계곡에 들어가고 싶어 이리 저리 들어갈 구멍을 찾아봤지만 쉽게 발견하지 못한 찰나!! 이게 웬 떡!!! 국립용대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는 다리 건너에 계곡으로 이어진 돌 계단을 발견한 와이프!! 그렇게 눈이 침침해보이던 와이프가 어떻게 그것을 발견했는지...ㄷㄷㄷ 가던 길을 다시 돌려 용대 휴양림 바로 앞에 위치한 안보전시관에 주차를 하고 차에 비치되어 있던 우산을 들고 계곡으로 내려가 우리가 여름에 즐기지 못한 계곡의 시원함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짧지만 길고 여운이 많이 남는 여행이었다. 몸은 많이 힘들었지만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하려고 한다.
조금 힘들어도 긴 길을 지나가면서 겪은 일은 더욱 기억에 남는다고,, 내 마음 속에서 그 말을 되뇌이면서 이렇게 촛대바위와 화진포 해수욕장 그리고 강원도 드라이브의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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