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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 Mrs./2016

[16.04.02]사막에서 낙원으로 한림공원

by MasterR 2016. 4. 10.

제주도에서는 입도란 말과 육지란 말을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 제주도에 들어오면 '입도했다'고 하고, 제주도에서 다른 지역으로 나가면 보통 '육지에 가요'라고 한다. 2014년 6월에 입도하고 1년 10개월이란 시간이 지났다. 이 기간 중에 작년 10월 부터 지금까지 약 6개월이란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애월읍으로 이사를 하고, 가족이 3명에서 4명이 될 준비를 하게 되는 등 정신 없는 시간을 보냈었다.

 작년 여름부터였던 것 같다. 달라진 것이 없다고 느낀 것이. 제주도에 있지만 내가 살고 있는 삶이 서울에서 살던 생활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냥 서울이냐 제주도냐의 차이일 뿐이었다. 인생의 빠름을 느끼고 있었고, 후회하기 싫었다. 그래서 와이프와 나는 작은 마당이 있고 우리 가족이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지낼 수 있는 단독으로 이사를 가기로 결심했다.

 쉽지 않은 이사였다.. 그리고 너무 잦은 환경 변화와 어린이집으로 인해 찬영이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임신 중반이 지난 와이프와 우리에게는 완벽해 지는 생활을 만들기 보다는 작은 휴식이 필요했다.

 아직도 생생하다. 작년 봄, 벚꽃이 꽃을 피우자 마자 불어 닥친 엄청난 바람때문에 만개한 벚꽃들이 마음껏 자기를 뽐내지 못한고 이내 떨어져 버리는 참사가 발생했었다. 지친 우리에게 이번 봄나들이는 좋은 날씨를 기대하는 것에 더불어 지친 삶을 다시 리프레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랬기에 더욱 간절했고, 벚꽃이 만개했을 때 비, 바람이 불지 않기를 기도했고, 다행히 그 바램들이 모두 이루어 졌다.

 아침 일찍 집 정리를 마무리하고 우리는 집 근처에 있는 한림공원으로 향했다. 바람이 약간 서늘한 듯 했지만 따뜻한 햇살 덕분에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날씨였다. 올 해부터 어린이집을 가는 찬영이는 항상 감기 기운을 달고 지냈고, 컨디션이 조금 좋지 않은 와이프였지만 기분 좋은 날씨 덕분에 약간 나쁜 듯한 컨디션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언제부터인지 글을 적으면서 글 제목을 신경쓰기 시작했다. 저조한 블로그 접속률 때문이기도 했지만, 내가 정말 이곳을 갔다가 느낀 바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공간이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상업적이지 않고 정말 우리 가족을 위한 블로그지만 나도 사람이기에 누군가가 내 글을 읽어 주길 바라는 욕심이 없을 수는 없다.

 사막에서 낙원으로라는 문구는 한림공원 홈페이지에 개척약사를 읽으면서 떠올랐다. 개척 약사를 다 논할 수 없지만 제목처럼 이곳 한림 공원은 사막과 같은 황무지였고 창업주인 송봉규 회장이 자신의 재산을 투자하여 약 40년동안 천신만고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낙원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우리또한 짧은 시간동안 사막화되어가던 마음을 다시 한번 리프레쉬하여 낙원으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림공원 입장료는 저렴하지는 않다. 하지만 넓은 부지에 잘 가꿔진 공원을 거닐다 보면 투자한 비용보다 많은 것들을 얻을 수가 있기에 아깝지 않다. 우리 가족의 3번째 방문이지만 이전 2번의 방문시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많기에 아쉬움보다는 가슴벅참이 가득했다.

 공원은 9개의 테마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매월마다 꽃 축제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한림공원 홈페이지 URL을 참조하여, 직접 방문해서 보는 것을 권한다.

http://www.hallimpark.co.kr/

 입구에 비치된 공원 안내도를 가지고 다니면 더욱 알찬 시간을 가질 수 있겠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안내 표지판이 잘되어 있기에 시키는 데로 하게 되면 모든 관람로를 돌 수가 있다. 물론 나는 이곳을 세번째 방문했기에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참고하길 바란다.

  

3월은 튤립 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공원 곳곳에 아름답게 피어난 튤립들이 가득하다.

한림공원 전체적으로 벚꽃 나무들이 많지는 않지만 가끔씩 눈에 띄는 벚꽃 나무들이 아름답다.

 

아빠가 사진기를 들고 있으면 이젠 사진을 찍는 줄 안다. 10보 이동 후 찬영이를 외치며 볼에 손가락을 올리는 아들.

다리를 오른쪽으로 접는 버릇이 있다.

 

ㅋㅋㅋ 귀여운 아들

튤립이 가득한 곳에 앉아서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엄마에게 하는 찬영이...

이럴 때보면 정말 많이 컷다.

작년에도 이곳에 왔지만 올해 튤립은 정말 이쁘다.

물론 찬영이가 알고 하는 행동은 아니다.

 

수즙어서 고개를 왼쪽으로 젖힌다

 

아주 진한 분홍색의 매화 앞에서

 

짐작하건데.. 입속에 뭐가 있다

왕벚꽃 동산. 해가 갈수록 멋져진다.

숨기를 좋아하는 아들

손잡고 걷는 모습이 가슴이 뭉클하다.

ㅋㅋㅋㅋ 이 모습은 정말..

잘 웃는 우리 가족

 

닮았다.

 

느린 삶을 산다는 것은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지 방향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항상 곁에서 힘을 주는 가족들에게 감사하며 내 삶을 다시 한번 돌이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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